잘못된 생각을 버려라.-시험불안(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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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생각을 버려라.

여러 가지 시험에 대한 시험프로(시험전문가) 정신과 긍정적인 마인드에 대해 이야기를 했는데, 다음은 주의해야 할 이야기를 조금하고 싶다. 시험공부는 오랜 시간 혼자 있어야 하고, 혼자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자기 생각 속에 파묻히는 경우가 많다. 나는 사실 이런 것을 약간 즐기기도 한다. 어차피 세상은 혼자 사는 것이고, 오랜 시간 공부를 하다 보면 공부나 시험,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면서 나만의 세계에서 사는 것을 즐기게 되는데, 마치 고독한 파이터처럼 살게 되는 것이다. 공부를 좀 해 본 사람이라면 아마 어느 정도 내 이야기에 동감을 할 것이다.

그런데 약간 문제가 되는 것이 있어서 여기에서 소개를 하는데, 이것은 마치 무술을 단련하는 사람들이 겪는 ‘주화입마(走火入魔)’라는 것과 비슷하다. 특히 고시 준비하는 사람들의 경우 오랫동안 공부를 하다 보면 목적의식이 없어져서 왜 이 공부를 하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그냥 공부 자체에 빠져서 공부하고 여러 가지 생각하는 그 자체의 세상으로 들어가 버리는 경우도 있다. 나는 많은 수험생들과 상담을 하면서 이런 경우를 많이 봐 왔고, 세세히 모두 열거할 수는 없지만 간단한 예를 들어서 피해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 소개를 한다.

(1) 공부를 잘하는 사람들이 빠지기 쉬운 오류가 있다.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에서 공부를 하는 동안, 수능 문제를 출제하신 교수님의 말씀을 여러 번 들은 적이 있다. 그 교수님은 문제를 출제할 때 고려하는 것이 ‘대학생이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이 정도는 알아야 한다.’거나, ‘고등학교에서 이 정도는 배워서 와야 된다.’는 것이었다. 그 말은 무슨 말인가 하면 아주 깊이 있는 문제나 복잡한 사고를 요하는 문제를 출제한다는 것이 아니고 기본적인 개념이 잡혀 있는가, 또는 큰 공부를 하기 위한 기초적인 지식을 습득했는가를 확인하기 위한 문제를 출제한다는 뜻이다.

내가 한때 과학기술대학(KAIST)에 지원한다고 친구들에게 말한 적이 있다. 과거 고3 시절에 내 친구들은 내가 과학을 특히 물리나 화학을 잘한다고 많이 인정을 했었고 그런 것에 기분이 좋아서 물리공부를 많이 하고 선생님도 모를 정도로 공부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하지만 수능에서 깊은 공부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괜히 주변사람들에게 칭찬을 받기 위해서 엉뚱한 공부만 많이 하다 수능을 망쳐서 안 좋은 대학에 들어간다면 그런 칭찬은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주변의 평가 때문에 편중된 공부를 하고 있는 경우를 많이 봤다.

수능에서 요하는 정도의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과목은 너무 깊이 공부하고 어떤 공부는 기본도 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수능의 출제의도를 안다면 어떤 식으로 공부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 만약 수학을 선생님보다 더 잘 풀 수 있을 정도로 공부를 하여 수학을 만점을 받고 영어를 빵점을 받는다면 평균은 50점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수능에 필요한 정도의 수학 실력을 쌓고 대신 영어에서 조금 노력하여 50점 정도라도 받는다면 평균은 75점이 된다. 수능은 결코 한 분야에 똑똑한 사람을 뽑는 시험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즉 수학능력시험은 대학에서 수학할 수 있는 능력을 시험하는 것임을 잘 생각해야 한다.

(2) 많은 고등학생들이 빠지기 쉬운 오류이다. 자기가 믿고 있는 어떤 매체라든지 어떤 사람의 이야기에 너무 빠진다는 것이다. 가령 내가 고등학교 때 어떤 신문에 뇌는 기억력을 담당하는 부분과 창의력을 담당하는 부분이 따로 있는데 기억을 담당하는 부분을 너무 많이 사용하면 그 부분의 뇌가 활성화되어 창의력을 담당하는 부분은 줄어든다는 내용을 들은 적이 있다. 그 기사를 접한 후 평소에 내가 과학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과학자는 창의력이 많이 필요하므로 기억을 너무 많이 하면 창의력에 방해가 된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영어단어를 외운다든지 암기가 필요한 과목은 최소한으로 공부하려고 노력했다. 그런 생각이 내 영어성적을 깎아 먹고 있다는 것을 안 것은 수능을 불과 몇 달 남겨놓지 않고서였다. 이렇게 고등학생들은 짧은 생각으로 단편적인 어떤 내용을 절대적인 지식으로 받아들여서 잘못된 방향으로 빠져들기 쉽다.

(3) 학습클리닉을 하다 보니 많은 수험생들이 상담하러 오는데 한번은 어떤 수험생이 자기는 공부가 적성에 안 맞는다고 했다.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아이큐검사를 했는데 아이큐가 98이 나왔다고 한다. 친구들이 두 자릿수 아이큐라고 놀리고 자기 자신이 생각해도 나는 머리가 썩어서 공부를 해 봐야 소용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아이큐는 생물연령에 대비한 지능연령을 나타내는 수치로 평균은 100이 나와야 한다. 하지만, 많은 경우 고평가되고 미국을 기준으로 하였고 필답으로 검사했고, 몇 개의 항목으로 평균을 내서 나온 값이기 때문에 사람의 지적능력을 제대로 평가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아이큐가 낮다고 공부에 대한 자기의 적성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친구들이 바보라고 놀린다고 진짜 내가 바보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 역으로 생각하면, 아이큐가 낮은 내가 아이큐가 높은 친구들보다 더 좋은 점수를 받아서 더 좋은 대학에 입학한다면 얼마나 통쾌할까! 아이큐가 낮은 사람도 이렇게 멋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아이큐 테스트가 성적과 밀접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 줄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물론 실제로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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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한 원장

오렌지한의원 글과 기록몸을 살피는 한의학, 사람을 향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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