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를 찐다고 생각해보자. 작은 감자와 큰 감자를 같이 찌면 작은 감자가 먼저 익는다. 그런데, 찐 감자를 밖에 내 놓으면 역시 작은 감자가 먼저 식는다. 덩치가 작은 것이 먼저 데워지고, 먼저 식게 된다. 이것을 물리학에서는 열용량이라고 부른다. 즉, 질량이 많이 나가는 물질은 에너지 흡수에도 시간이 많이 걸리고 에너지 방출에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의미이다. 열용량이야기는 너무나 당연하고 쉬운 이야기다. 덩치가 크면 당연히 천천히 데워지고 천천히 식는 것 아닌가? 하지만 이런 열용량에 대해 의학적으로 생각해 봐야할 내용이 있다. 아이를 키울 때, 애들이 밤에 자다가 갑갑해서 이불을 잘 걷어찬다. 애들은 성장이 왕성하므로 성인에 비해 열이 많고, 그러니 갑갑해서 잘 때 이불을 잘 덥지 않는다. 하지만 초저녁에는 덥고 갑갑해서 이불을 차 내지만, 새벽되면 추워서 벌벌 떨게 된다. 이 때 부모가 이불을 덮어주지 않는다면 아이는 감기가 걸릴 수밖에 없다. 이런 당연한 것도 조금 생각해 봐야할 것이 있다.
아이와 같이 잠을 자는 경우, 자다가 새벽에 춥다고 느껴지면 먼저 아이를 생각해야한다. 내가 새벽에 춥다면 아이는 훨씬 더 춥다는 것이다. 그 이유가 아이는 열용량이 어른에 비해 적기 때문에 몸이 더 빨리 데워지고, 더 빨리 식게 된다는 것은 조금 전 열용량 이야기에 해 놓았다. 그리고 아이들이 조금 더우면 갑갑증을 더 내고 이불을 더 자주 발로 차내는 것이다. 또한 새벽에 추우면 이불을 덥고 싶지만 잠을 깊이 자거나 세상물정을 몰라서 이불 덮을 생각을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감기가 자주 들고 몸이 아프게 된다. 그러니 아이를 키우면 온도 조절에 대해 좀 더 세심한 배려를 해야 한다.
열용량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를 해보면, 질량이 1g 이고 한 면의 표면적이 1㎤ 인 정육면체의 주사위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 주사위의 표면적은 6면이니 표면적은 6㎤ 일 것이다. 만일 이런 주사위 2개를 같이 붙였다고 생각해 보자. 그러면 질량은 2g 으로 늘어날 것이다. 그런데 표면적은 12면이 아니라 10면이 된다. 그래서 표면적은 10㎤ 가 될 것이다. 즉, 질량이 2배로 늘어나면 표면적도 같이 2배가 되는 것이 아니라, 표면적은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된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아이에 비해 어른은 체중이 많이 나가므로 체표면적은 상대적으로 적다. 그래서 아이가 어른에 비해 열용량이 작고, 온도 변화에 민감하게 된다는 의미이다. 아이를 돌볼 때 내가 조금 덥다고 생각되면 아이는 상당히 더운 상태이고, 내가 조금 춥다고 느껴지면 아이는 매우 추운 상태임을 알아야한다.
몇 가지 예를 더 들어보면, 겨울에 체력단련 한다고 냉수마찰이나 얼음을 깨고 계곡물에 몸을 담그는 것을 자주 본다. 야위고 마른 사람은 체격이 좋거나 뚱뚱한 사람에 비해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내가 괜찮다고 아이들도 같은 훈련을 하거나, 야위고 마른 친구도 같이 훈련을 한다면 위험한 생각이다. 물론 여기에 더하여 어린이는 세상일에 대하여 어른보다 대응을 잘 못한다. 그리고 어린이는 성장기라서 대사기능이 활발하고, 면역기능도 떨어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어른들이 신경을 써서 관찰하고 돌봐야한다.
열용량에 이야기를 조금 더 한다면 이런 내용도 있다. 일반적으로 겨울이 춥지 않으면 감염성 질병이 창궐할 수 있다. 왜 그런가하면 날씨가 추워져야 병을 옮길 수 있는 병원생물체가 활동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즉, 날씨가 추워지면 덩치가 큰 인간에 비해, 작은 생명체들이 상대적으로 생명을 유지하기 힘들어진다. 그래서 감염을 일으키는 미생물이나 그 미생물이 기생할 수 있는 작은 숙주가 추운 겨울을 버티지 못하면 인간에게 유리 할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이런 것을 보면 세상의 추위가 좋은 점도 나쁜 점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인간이 이런 환경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건강이 달려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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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한
성남시 오렌지한의원 원장
대구한의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서울대학교 물리학과 졸업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석사
대구한의대학교 한의학과 박사
을지대학교, 대구한의대학교, 한서대학교 외래강사
제천한방바이오진흥재단 이사
손해보험협회 자문한의사
대한한방해외의료봉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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