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방병원에 몸이 아파서 가보면 사람을 보지 않고 수치만 따지는 느낌이다. 몸이 불편해서 가볼라치면 복잡한 절차는 두고, 왜 그렇게 검사를 해 대는지? 의사를 만나기도 전에 검사부터 하고 오라고 해서 여기저기 다니면서 검사를 하고 나면, 얼굴도 자세히 쳐다보지 않고 검사 결과만 먼저 이야기를 한다. 그러면서 검사 결과는 이렇고, 약 먹고 다음 검사 예약 하고 가랜다. 그래서 약 먹고 다음 검사 받고 의사 만났더니, 또 얼굴도 안 쳐다보고 결과지만 보더니 다른 과에 가서 검사 받으라고 해서 그냥 양방병원을 나왔다. 이 이야기는 화가 나서 나를 찾아온 은사님의 말씀이다. 각 과마다 전문화를 표방하여 자기분야 외의 문제는 다른 과로 보내고, 사람을 대하는 느낌보다는 검사결과에 초점을 맞춘 진료를 하는 것이 요즘 양방병원의 추세인가보다.
한의학에서는 부분의 진료도 중요하지만 사람에 대해 초점을 맞추는 것이 양의학과 큰 차이점이다. 한의학에 대해 이야기 하려면 한의학적 세계관에 대해 먼저 말해야한다. 한의학에서 인간은 자연의 모습을 본받았다고 말한다. 즉, 머리는 하늘을 닮아서 둥글고, 사계절이 있듯이 사람 몸에 사지가 있고, 세상에 5행이 있듯이 사람 몸에 5장이 있다고 보았다. 이런 인간의 모습은 자연의 완벽한 모습이고, 그렇게 완벽하지 못한 것이 동식물들이다. 사람이 병든다는 것은 자연을 닮아 완벽한 우리 몸의 균형이 깨진 것이고, 이것을 바르게 고치려면 균형을 맞추는 방법을 사용해야한다.
우리 주변에 완벽하지 못하며 균형이 깨진 것이 동식물들이고 그들을 이용하여 균형을 맞추는 것이 치료법이 될 수 있다. 가령 겨울보리는 찬기운을 먹고 자라기 때문에 열이 나는 경우에는 찬 성질을 가진 겨울보리를 먹어서, 우리 몸의 열을 내리게 하여 불균형을 해소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각종 동식물의 성질은 어떻게 알게 되었을까? 많은 경우 경험을 통해서 그 성질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모든 동식물을 모두 먹어보아서 알게 된 것은 아니다. 그 모양새와 성장환경 등을 보고 한의학적 고찰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오늘은 우선 우리 몸이 병이 든 경우 균형이 깨지는 것에 대해 조금 살펴보기로 한다. 균형은 시소 같은 경우의 1차원적 균형만 생각하기 쉬운데, 3각형의 균형, 5각형의 균형, 6각형의 균형을 가진 시소도 생각할 수 있다. 가볍게 1차원적 균형에 대해서만 알아보면, 한의학에서는 균형에는 좌우 균형, 상하 균형, 내외 균형, 건조와 습기, 정신과 육체의 균형 등을 살핀다.
1) 좌우 균형은 몸의 좌우 균형인데, 좌우 균형이 잘 잡힌 것이 좋다는 의미이다. 가령 오른손잡이는 오른손만 너무 사용하면 오른쪽만 너무 발달하게 된다. 운동을 권할 때 좌우 균형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 좋은 운동으로 달리기, 체조, 요가 등이 좌우균형이 잡힌 운동이라 할 수 있다.
2) 상하 균형은 상체만 너무 발달되어도 좋지 않고, 하체만 너무 발달되어도 좋지 않다는 의미이다. 장기도 횡격막을 중심으로 위쪽에는 폐와 심장이 있고, 아래에는 신장과 간이 있다. 위장은 중심에 있다고 생각한다. 장기의 사용과 발달도 균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3) 내외 균형은 인체 내부와 외부의 균형이다. 가령 여름에는 더우니 피부 혈관이 확장되게 된다. 그래서 여름에는 혈액이 피부로 쏠리고 내부인 위장에는 혈액이 적게 공급되고 내부는 상대적으로 차게 된다. 그래서 여름에 찬 음식을 많이 먹게 되면 배탈 설사가 자주 난다. 겨울에는 피부혈관이 수축되니 피부가 건조해지고 마르게 된다. 이것을 치료하려면 물론 연고제로 보습하는 것도 좋지만, 따뜻한 물에 담가서 피부혈액 순환을 도우면 자동으로 피부가 좋아질 것이다.
4) 건조와 습기의 균형도 중요하다. 너무 건조하면 몸이 마르고 영양이 불량하게 된다. 하지만 너무 습기가 높으면 순환이 안 되어 썩게 된다. 가령 비만한 체형은 한의학에서 습(濕)한 것으로 보는데, 순환이 안 되고 정체되어 병이 들게 되고, 이럴 경우 순환이 되고 건조하게 해주는 약을 써서 치료한다.
5) 정신과 육체의 균형에 대해서도 생각해야한다. 현대인은 몸을 사용하지 않고 정신만 사용하여 병든 경우가 많다. 우울증, 신경증 등 정신의 많은 병은 정신과 육체의 불균형과 관계가 깊다. 정신의 병에 가벼운 운동으로 정신과 육체의 균형을 맞추면 스스로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생각은 하지 않고 너무 몸만 사용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너무 공부만 강요해도 건강에는 해롭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한의학에서 균형의 문제를 다루는 것을 음양(陰陽)의 문제라고 보고, 음양과 더불어 8가지 강목을 만들어 변증을 한다. 이것을 팔강변증이라고 부르며 한의학적 진단과 치료의 핵심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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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한
성남시 오렌지한의원 원장
대구한의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서울대학교 물리학과 졸업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석사
대구한의대학교 한의학과 박사
을지대학교, 대구한의대학교, 한서대학교 외래강사
제천한방바이오진흥재단 이사
손해보험협회 자문한의사
대한한방해외의료봉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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